미하원 구제금융안 부결로 금융가 블랙먼데이 재현
‘피의 월요일’ 세계 금융시장, 이젠 ‘마의 일주일’
헤럴드 생생뉴스|2008-09-30 10:26
미국 하원은 29일(현지시간)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7000억달러 구제금융안 표결에서 찬성 205표, 반대 228표로 법안을 부결시켰다.
대선과 의원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의식한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 몰표(65 대 133)를 던진 데 따른 것이다.
예상치 못한 여당 의원들의 반란표는 이날 글로벌 시장을 공황상태로 내몰았다.
뉴욕 증시와 미 달러화, 국제 유가 등 세계 금융ㆍ상품시장의 삼두마차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트리플 폭락이다.
미 정부는 법안 재상정이 이뤄질동안 유동성 공급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찾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초를 다투는 금융위기가 얌전히 때를 기다려줄 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한동안 월가에 머물렀던 금융위기의 경보음이 대서양을 넘어 유럽으로, 중미를 거쳐 남미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뉴욕 다우지수 주가는 이날 지난 주 종가보다 6.98%, 777.68포인트 빠진 1만365.45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9.14%, 199.61포인트 떨어진 1983.73을 기록, 2000선이 무너졌다.
유럽에서는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주가지수가 직전 거래일인 지난 26일보다 5.30%나 떨어진 4818.77로 마감했다.
중남미에서도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가 10%이상 폭락, 주식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조 살루지는 “괴물 같은 공포가 일고 있다”면서 “이 전염병은 이제 더이상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미 달러화는 동반 폭락한 유로화를 제외한 일본 엔화, 브라질 헤알화 등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 일제히 가치가 떨어졌고 유가 역시 금융위기가 확산되면 경기둔화로 석유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속에 10달러이상 폭락했다.
MF글로벌의 위기관리담당 부사장인 존 킬더프는 “현 시점에서 경제전망은 암담하기만 하다”면서 “금융위기가 유럽까지 상륙했고 이제 에너지수요의 마지막 희망인 아시아 시장에서 석유수요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모두 궁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채권투자업체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에 “신용시장은 앞으로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시 행정부와 여야 지도부 등이 사태수습을 위한 조율에 나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데 필요한 시한은 최소 일주일이다.
‘피의 월요일’을 보낸 시장 앞에 ‘마(魔)의 일주일’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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