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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투자시점(장기투자)

돌과바당 2008. 10. 3. 15:43

투자 귀재, 폭락장은 '보석'의 세일기간?


전필수|| 08.10/03 12:00 | 조회 34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증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나섰다.

세계적 투자은행(IB)들의 잇단 몰락으로 70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공적자금 투입에도 확신을 못하고 있는 시장에 버핏은 과감히 세계 1위 IB 골드만삭스에 50억달러를 투자했다.


80년 전 세계 대공황 이후 최대의 위기, 어쩌면 그때보다 더 위기상황이란 말까지 나오는 시점에서 버핏은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골드만삭스 투자결정 전에는 전력회사인 콘스털레이션 에너지그룹을 47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한창일 때부터 시작해 버핏은 이번 골드만삭스 투자까지 총 8건의 대형 투자를 했다.


남들이 모두 주식을 팔 때 주식을 사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증시가 폭락하면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말라'는 증시 격언부터 떠오른다.

실제 폭락하는 주식 중 일부는 대규모 감자나 심지어 상장폐지 등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오직 주식투자만으로 세계 2위의 부(富)를 이룬 워런 버핏은 일반투자자들에겐 공포스러운 폭락장을 가장 유용하게 활용한 투자자 중 한명이다.

그는 폭락장에 매물로 나온 우량기업 주식을 싼값에 대거 매집, 이를 장기 보유함으로써 오늘의 부를 쌓았다.

버핏은 위기상황을 어떻게 대박의 기회로 활용했을까?



◆폭락장은 보석을 싸게 주울 수 있는 기회


1972년 활황을 보이던 미국 증시는 1973년 대폭락했다.

중동전으로 촉발된 1차 오일 쇼크 등 국제적 여건은 최악이었다.

이때 폭락은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이었다.


활황장인 1972년 투자를 중단했던 버핏은 증시가 폭락하자 과감한 베팅을 시작했다.

그는 워싱턴 포스트 주식 170만주를 6달러대에 끌어 모았다.

1100만달러의 투자원금은 30여년이 지나 14억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났다.(2007년 말 기준)


1987년 10월29일, '블랙먼데이'로 불리는 대폭락장에서 버핏은 또 한번 마법을 부렸다. 1980년대 중반 미 증시가 활황을 보일 때 버핏은 최대한 몸을 사렸다.

당시 버핏은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워싱턴 포스트, 가이코(GEICO), 캐피털 시티즈 3종목만 남겼다.


그러던 그가 증시가 대폭락을 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풀었다.

버핏은 1988년부터 1994년까지 코카콜라 주식을 13억달러 가까이 사 모았다.

주당 인수가격은 5달러대. 20년이 지나자 버핏의 코카콜라 주식 평가액은 12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났다.(2007년 말 기준)



◆싸고 좋은 주식을 고르는 안목


증시가 폭락하면 대부분의 주식이 싸 보인다.

하지만 고점대비 많이 떨어졌다고 회사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없이 투자에 나섰다간 낭패를 보기 일쑤다.

싸다고 산 회사가 어려움을 이지지 못하고 과거보다 못한 회사로 전락하거나 아예 문을 닫아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버핏이 자신의 영구보유 종목 중 하나인 자동차보험회사 가이코를 인수할 당시 가이코는 파산 직전이었다.

그러나 버핏은 가이코가 보험료 인상 없이 사업을 하면서 큰 손해를 보던 중이었지만 당시 파산 고비만 잘 넘기면 나중에 충분히 커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반회사의 비용이 30~35%인데 반해 가이코의 비용은 13% 안팎으로 엄청난 경쟁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는 분석이 그에게 베팅을 하게 했다.

덕분에 4500만달러의 투자원금은 15년이 지나 23억달러로 불어났다.


버핏의 투자원칙 중 첫손가락에 꼽히는 원칙이 바로 '자기가 모르는 종목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르는 종목을 제대로 분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1999년과 2000년 인터넷 버블이 한창일 때 버핏은 IT주들을 외면, 투자자들에게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이 선풍적 인기를 끌며 증시의 새로운 스타로 부상해도 그는 투자할 생각이 없다고 당당히 밝혔다.


버핏이 투자하고 있는 업체들은 코카콜라와 데어리 퀸(아이스크림) 가이코(보험) 워싱턴 포스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금융), HH브라운(신발), 질레트(면도기)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업들이다.


그는 최근 버크셔 헤서웨이(버핏이 만든 투자회사)의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내가 잘 이해하는 업종이고 ▲장기 전망이 좋고 ▲능력 있는 경영진이 포진해 있고 ▲가격대가 적정한 기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특히 높은 투자수익률을 지켜줄 장벽이 튼튼히 쳐진 회사가 최고의 투자용 회사라고 강조했다.

가이코처럼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거나, 코카콜라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처럼 세계적인 브랜드파워를 갖춘 회사들이 버핏이 꼽는 최고의 투자용 회사들이다.

반면 수익을 계속 내기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회사는 낙제회사라고 했다.



◆특별한 기회에서는 과감한 승부를


버핏은 지난 5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헤서웨이 주총장에서 "자주는 아니겠지만 특별한 기회가 보이면 재산의 75%를 투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단 재산의 500%를 투자하지는 말라고 덧붙였다.

아무리 좋은 기회라 생각되더라도 빌려서는 투자하지 말란 얘기다.


그는 자신도 재산의 75%를 한 곳에 투자하고 싶은 강한 확신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고 했다.

버핏은 "5분 내에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면 5개월 뒤에도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일단 확신이 서면 신속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의 파트너인 멍거 부회장도 "분산투자는 프로가 아닌 아무것도 모르는 투자자에 해당되는 말"이라고 거들었다.


그렇다고 버핏이 누구나 과감한 투자를 하라고 하진 않았다.

버핏은 초보자나 일반투자자들은 투자비용이 적게 드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했다.

돈을 많이 벌어주겠다고 말하는 사람을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운용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조차 연간 수익률 10% 이상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지금까지와 같은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파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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